Dark Tour, The Hague
​헤이그 다크투어_20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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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Safari Slavery and Slave Trade: Shame and pain points in The Hague를 함께하며
아트제안. 허은영

2018년 11월 24일 진행된 어반 사파리<Urban Safari>는 참여자들이 17세기 이후 네덜란드의 노예무역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헤이그의 도심을 함께 둘러보는 다크투어 행사로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산하 헤이그 주재 사회학연구소(ISS)의 키스 비카르트 교수의 안내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투어는 콰타이어와의 협력전시 ‘E-Witness’의 기획 초기부터 아트제안과 ISS가 함께 논의한 프로젝트입니다. 아트제안이 한국에서 2017년 전쟁과 여성,
일본의 태평양전쟁 중 동아시아 여성 성노예 캠프 문제 등을 화두로 삼은 데 조응하여, 네덜란드에서는 과거 노예무역을 근간으로 글로벌 경제 체제에 깊게 뿌리내린 착취의 역사를 돌아보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투어 당일, 출발을 앞두고 비카르트 교수가 먼저 네덜란드 노예무역에 대한 역사를 개괄했습니다. 아프리카 노예들의 47%가 네덜란드가 운영하는 동인도회사의 선박을 통해 유럽으로 수송되었다는 것, 세계적으로 노예제도가 가장 마지막으로 폐지된 나라가 네덜란드라는 것, 노예주들은 노예제 폐지를 계기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상금을 지원받은 반면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사회적 신분이 노예나 다름없었던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이 고된 노동계약이 강제되었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얼마 전까지도 청소년 대상의 역사교육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십대의 자녀들을 둔 네덜란드의 예술가 Pietertje가 최근 들어 고등학교에서는 노예무역에 관련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갈등을 겪어 온 한국을 비추어 생각컨대,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지 않고 다음 세대들에게 가르치기로 한 네덜란드 정부의 결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IISS 연구소 앞에서 출발한 투어의 참여자들은 헤이그 시내를 거닐면서 유서깊은 국제정치 중심지로서의 아우라를 체험하는 동시에, 잔인한 노예 소유주들과 노예무역의 수혜자가 살던 화려한 저택, 노예제도 폐지에 가담하거나 저항한 사람들, <수리남의 노예>를 저술한 안톤 드 콤, 노예계급 출신의 성직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카르트 교수는 설명 도중 간간히 본인과 조교가 연구한 참고자료를 노트북으로 보여주었고, 자신의 나라가 처했던 상황과 견주며 질문을 하던 러시아 유학생을 포함하여 투어 참여자 대부분이 착잡한 심정으로 마음 아픈 역사적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전에 헤이그 시내의 유명한 de Bijenkorf 백화점을 구경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건축가 Piet Kramer가 설계하여 1926년에 완공된 건물로서, 건물 중앙의 널찍한 계단을 따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목재 난간에 다채로운 문양들이 조각되어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동행했던 현지 예술가 Jessy로부터 그 목재가 수리남 등 과거 네덜란드의 식민지에서 착취해 온 것이라는 사실과, 그를 뒷받침했던 노예 무역의 역사를 전해 듣고 나서 다시 바라본 느낌은 처음과 조금 달랐습니다. 탄성을 자아내는 멋진 모습의 이면에,그를 위해 자원을 빼앗기고 대대손손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당한 수많은 이들의 고통이 분명히 새겨져 있다고 생각하니 그 아름다움이 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헤이그 체류 중 우연히 성 니콜라스 축제인 신터클라스(Sinterklaas)의 퍼레이드와 마주친 날,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산타클로스의 도우미로 선물을 나르는 흑인 역할을 맡아온 ‘검은 피터’의 캐릭터를 두고, 그것이 식민지 시대의 인종차별을 상기하게 한다며 행사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가 축제 행렬의 맞은편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는 현재 자신들의 과거와, 그를 바탕으로 구축된 지금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적지 않은 변화를 겪고 있는 듯 했습니다.


예술가들과 ISS의 학생들이 진지하게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네덜란드가 강대국으로서 수많은 민족과 개인들로부터 제도적 폭리를 취한 과거를 들여다보고 도시 곳곳에서 그 흔적을 추적하던 이날의 기억은 매우 각별했습니다. 헤이그에서 지금까지 이러한 주제의 투어는 흔치 않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떠한 반향이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Dark Tour, Korea

DMZ 2018. 1차_6.20/ 2차_7.19

 

‘대립관광’ 프로젝트의 기획자 이승혁 대표의 안내로 소형 버스에 타고 임진각까지 이동하면서 DMZ 내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장소들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어두운 역사의 흔적들이 폐허로 방치되어 있는 장소들과 관광지화되어가는 장소들이 ‘대립’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함께 성찰하였다.
관광지화 되어 있는 임진각을 둘러본 후, 1953년에 미군이 임진강 북부로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지은 다리인 리비교를 탐방하고 재건학교와 성당 등 파주 장파리 마을 일대를 탐방하였다. 그리고 최전방 대북 관측 시설인 상승전망대를 탐방하였다.
 

주한미군과 성매매여성들에 관련된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지금은 쇠락한 모습의 미군전용 클럽 “라스트찬스”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한국정부가 성병이 걸린 성매매 여성들을 감금하고 혹독하게 다루면서 미군들이 조롱하여 ‘몽키하우스’라 불렀고, 지금은 폐허가 되어 쓰레기처럼 방치되어 있는 (구)성병관리소 건물을 탐방하였다. 거기서 죽어나간 여성들이 허름한 산길에 비석도 없이 묻혀 있으리라 추정되고 있는 동두천 상패동 무연고 공동묘지에 방문하여 준비해간 꽃을 헌화하고 추모하였다. 또 다른 페허의 장소로 남아있는 연천 유엔(UN)군 화장터에 방문하여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천해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의 재인폭포를 탐방하고, 석장리 미술관과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를 탐방하였다.

광주 2018.4.27-29

2박3일 여정으로 광주에 머무르면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따라 걸으며 기록들,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국립5.18민주묘지에 방문하여 참배하고 5.18기념관에서 추모하였다. 5.18 민주화 항쟁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옛 전남도청(민주광장)으로 이동하여 당시의 상황을 목격한 안내자의 안내와 증언을 들었다. 지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개발되어 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의 역할에 이바지하고 있으나, 그 화려한 변모 이면에 재건이라는 미명아래 은폐되고 지워져가는 역사의 진실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였다.


어두운 역사의 흔적이 실재하는 장소들을 따라 걸으며 전일빌딩에 남아있는 헬기사격 자국을 목도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등 광주 5.18민주화 유적지들을 탐방하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직접 참여하고 목격한 택시기사님을 만나 그날의 증언을 들었다.


저녁에는 숙소에 둘러앉아 5.18 민주화 항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자료영상들, 증언들, 영화들을 관람하며 어두운역사와 증언의 가치에 대해 토론하였다.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시를 관람하였다.